프로골퍼의 아내는
어떻게 골프홀릭이 되었을까?
깜직한 아내의 좌충우돌
골프 싱글 도전기
어느 날 여자시합 중계를 보고 있던
아내가 묻는다
“나도 레슨 받으면 저렇게 칠 수 있어?”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골프 강사 자격증이 있다고 하니까
상무, 전무가 신입사원을 다 찾더라.”
골프의 대중화를 실감케 하는 한 지인의 말이다. 골프 인구 300만. 골프는 더 이상
‘귀족스포츠’가 아니다. 주말이면, 가까운 연습장이나 실내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꽤 많다. 격한 움직임의 운동이 아니면서도 수많은 조건들을
조화롭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골프라는 운동의 매력이 아닐까. 화창한 날씨에 필드를 거니는 것은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프로골퍼
김성헌은 GAC 골프 아카데미에서 다년간의 지도경력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들부터 성인에 이르는 견습생들에게 자상한 레슨으로 정평이 나있다.
초보자들이 겪는 흔한 실수를 방지하는 방법에서부터, 중ㆍ상급자들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훌륭한 연습방법까지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아내는 ‘운동치’다. 골프를 떠나서 운동 자체를 즐겨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던 아내가 골프 시합을 보다가 문득
‘나도 저렇게 칠 수 있느냐’는 질문을 건넨다. 아내와 함께 라운딩을 하는 장면을 그리는 것은 생각만으로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프로골퍼로서 초보자를 가르치는 과정을 생각하자면 머릿속이 복잡해질 만도 하다.
36주간의 아내 레슨기,
당신도 싱글이 될
수 있다
골프채를 잡는 방법부터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겨난다.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로골퍼들의 스윙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초보인 아내는 스포츠 뉴스의 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현실은 옆 사람의 눈치를 보며 연습해야 하는 부끄러운 걸음마
단계이다.
“그럼 난 우즈 스타일로 할래.”
아내가 손가락을 말도 안 되게 걸어 보이며 인터록킹을 하겠다고 한다. 시작부터
반란이다.
“당신은 오버랩핑 그립을 잡는 게 좋아.”
“난 우즈 스타일이 좋은데.”
골프를 처음 시작 했을 때 나의 롤
모델은 잭 니클라우스였다. 그를 존경하다 못해 다 따라해 보려고 노력했었다. 특히 그립부터 인터록킹으로 잡았었는데 타격과 컨트롤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오른 손을 더 꽉 잡았기 때문이다. 이 때 사람들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주손이 오른 손인 나의 경우에는 다운스윙 때
악력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오른 손이 왼손에 비해 악력이 과해지면 왼손의 악력은 상대적으로 헐거워지게 된다. 특히
긴장되는 순간에 자주 샷을 망치곤 했는데 그 이유가 그립에서 발생 된 문제인지 알기 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Part 1.
아내,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Muscle memory(근육 기억)’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의도와 관계없이 근육이 습관으로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머릿속으로 개념을 이해했어도 몸이 머리를 따라가는 데에는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초보자들은
조급한 마음에 쉽고 빠른 ‘비법’을 찾지만 역시 연습 외에 정답은 없다.
“나 이번 홀에 버디 하면 89타야.”
스코어를 계산해
보니 정말 그렇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이건 사고 수준이다. 신이 난 아내가 지금까지의 리듬을 깨고 맹공을 퍼붓는다. 18번
홀이 그런 아내에게 장난을 건다. 장난치는 모습이 딱 아내 닮았다. 아내는 트리플 보기를 하고 안타까워했지만 93타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했다.
---Part 3. 아내, 골프의 날개를 달다
10년 ‘백돌이’들은 흔히, ‘100타만 깨면 소원이 없겠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치’ 아내는 겨우 36주 만에 100타의 벽을 넘었다. 다툼이 많았지만 끝까지 채를 놓지 않겠다는 자세로 서로 신뢰했던
결과, ‘사고 수준’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다. 무엇이든 인내하는 자세로 임하면 반드시 결과로 보상받는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골프의 기본기와 배경지식들이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일상에 녹아들어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과 유익함을 모두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간간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아놀드 파머와 같이 ‘레전드’로 불리는 골퍼들의 이야기를 해 주는 저자의 친절함이 돋보이다.
머릿속에 스윙과 실전상황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었으면서 관련된 상식에도 박식한 독자라면, 실전 라운딩의 즐거움이
배가되지 않을까.